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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에 친자 확인 된다고? 간통법 폐지후 DNA검사 급증했다

유전자검사 및 친자확인에 대한 김보람 변호사의 중앙일보 자문글입니다


10만원에 친자 확인 된다고? 간통법 폐지후 DNA검사 급증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12.11 00:10


업데이트 2021.12.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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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 확산 

최근 사퇴한 조동연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사생활 논란이 뜨겁다. 조 전 위원장은 2013년 전 남편이 제기한 친생부인 소송에서 패소해 이듬해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친생부인 소송은 민법상 친생 추정을 받지만 실제로는 등록된 아버지의 친생자가 아닌 경우 법률상의 부자 관계를 부정하는 소송이다. 이때 근거가 된 것이 ‘친자 불일치’로 판명이 난 유전자(DNA) 검사 결과다. ‘막장 드라마’에서 익숙한 소재지만 TV 밖 세상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명 인사의 혼외자 문제가 화제에 오를 때마다 친자 여부를 확인하려는 검사 의뢰가 증가한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 달 평균 100여 건의 친자 확인 검사를 진행하는 A업체 관계자는 “지난 한주 동안만 50건이 넘는 문의가 잇따랐다”며 “유전자 검사라는게 유행을 탄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번 사태처럼 이슈가 있을 때마다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 인사 혼외자 화제 때 의뢰 늘어


질병관리청에 등록된 유전자 검사 기관은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과 비의료기관을 합쳐 236곳(11월 기준)이다. 주로 대학병원이나 민간 연구업체에서 친자 확인 검사를 시행한다. 그중 민간 업체는 보건복지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업무를 할 수 있어 친자 확인 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은 국내에 5~6곳에 불과하다. 황춘홍 다우진유전자연구소 대표는 “이혼소송에도 많이 쓰이지만 호적정정 등 다양한 이유로 검사를 요청하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우리 회사의 경우 자체 개발한 시약을 사용해 경쟁력이 있지만 대개는 시약 비용이 비싸고, 고가의 장비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 대부분은 친자 확인 검사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 사업을 병행한다”고 말했다.




검사 비용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80만~10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10만원대(민간 업체 1인 기준)로 뚝 떨어졌다. 검사 비용이 낮아진데는 2015년 초 우리 정부가 친자 확인 등에 사용되는 DNA 시약을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DNA 시약은 친자 확인 뿐만 아니라 범인 등의 유전자 정보나 시료를 감식하는데 필수다. 이전까지는 정부가 100% 미국 제품을 수입해서 사용했다. 국산 시약이 보편화되고 비용 부담이 줄어들자 친자 확인 검사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도 더욱 높아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 5년 간 매년 10% 이상 검사 건수가 증가했다”며 “2015년 간통법이 폐지된 후에는 특히 위자료 및 양육비 청구 목적으로 받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친자 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는 부 또는 모와 자녀의 유전자 지문(DNA fingerprinting)을 찍어 같은 핏줄인지를 밝혀내는 작업이다. 유전자 지문을 유전자 프로필(DNA profile)이라고도 한다.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는 처음 수정란이 가지고 있던 유전물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은 23쌍의 DNA다.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는 혈액이나 모근이 있는 머리카락, 침 등 검체(샘플)에서 부모와 자녀의 여러 DNA를 추출한 다음 유형 비교를 통해 친생 관계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업체 관계자는 “두 사람의 DNA 중 16개 부위(좌위)를 검사하면 친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16개 부위 중 한 부위라도 일치하지 않으면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정된다”고 말했다. 1∼2개 부위가 불일치하면 돌연변이의 결과인지 확인한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로 최종 판정됐다면 친자 관계가 아닐 확률은 4조7000억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선 검사 당사자인 자녀나 배우자 모르게 머리카락이나 칫솔을 가져다 검사를 의뢰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실제로 검사 대상자가 미성년자·심신미약자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당사자의 동의 없이도 검사 의뢰가 가능하다. 다만 공공기관에 제출해 법적 효력을 지니려면 본인 동의 후 신분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는 1~2일 내 의뢰자에게 통보된다. B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 개인 확인용으로 접수된 건 가운데는 30% 정도가 친자 불일치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 “30% 정도 친자 불일치”


부모 자식 여부를 가리는 ‘친생자 관계 존부 확인(부인) 소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05년 2292건에서 10년 만에 5224건(2015년)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사소송이 다소 줄었지만 친자 확인과 관련한 소송이 전체 가사 소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외려 5년 전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법조계는 경기 불황에 따른 여파로 기초생활수급 자격 때문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려면 부양의무자 유무가 중요한데, 가족사 때문에 불가피하게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을 호적(현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려뒀다가 뒤늦게 소송으로 취소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며 가족 간 유산 상속을 둘러싼 소송도 늘었다.


개방적 성문화 확산으로 혼외자 출산이 증가하며 친자 여부를 놓고 다투는 일도 잦아졌다. 민법 제844조에 따르면 혼인 성립의 날로부터 200일 후 또는 혼인 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는 친생자로 추정한다. 쉽게 말해 특정 시일에 태어난 아이는 법에서 정하는 특이사항이 없는 한,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가 아이를 출산하면 남편의 아이로 추정되지만, 친자 관계가 아닌 경우 일정한 기한 내에 남편이나 아내가 친생 추정을 번복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률상 부자 관계를 부정할 수 있다. 반대로 친생자 추정을 받지 않았거나 허위 출생신고로 친자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엔 친생자관계존부확인 소송을 제기한다.


간단한 유전자 검사만으로 혈연 관계 확인이 쉽고 정확해진 점도 친생자 소송이 증가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친자 확인에 유전자 검사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91년부터다. 한해 5000건에 달하는 친자 확인 소송에서 유전자 검사가 판결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그만큼 정확도가 높고 확실한 증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보람 이혼전문 변호사는 “과거 유전자 검사에 대한 신뢰도와 비용 문제 때문에 소송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최근 유전자 검사 기관이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면서 법원도 유력한 증거로 인정하고 있어 소송이 함께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으로부터 유전자 검사 명령을 받았을 때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재판에 불리한 심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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